국제아이스하키연맹

운명의 한판 승부

운명의 한판 승부

24일 한일전, 양국 아이스하키 향방 좌우

발행 24.04.2014 16:14 GMT+9 | 집필자 Martin Merk
운명의 한판 승부
2014 고양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24일 오후 7시 30분 에 열릴 한일전이다.

대한민국과 일본의 아이스하키 역사는 짧지 않지만 두 나라가 세계선수권에서 격돌한 적은 많지 않다. 아이스하키는 국가간의 실력 차이가 커서 디비전을 나누어 세계선수권을 치르고 아시아 최강을 군림해온 일본은 한국보다 늘 상위 디비전에 속해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5년 전만 해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과 함께 디비전 2에 속해 있던 대한민국 아이스하키는 최근 들어 비약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지난해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일본과 격돌하게 됐다.

한때 대한민국은 IIHF 세계 랭킹에서 일본에 17계단이나 뒤진 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5년 만 해도 33위에 불과했던 대한민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세계 랭킹은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을 기준으로 할 때 21위까지 치솟았고 중국을 밀어내고 아시아 아이스하키의 2인자로 부상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한일 아이스하키 남자 대표팀의 세계 랭킹 격차는 한 단계로 줄어들었고 2014년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를 안방에서 개최하며 대한민국은 아이스하키 발전의 또 다른 전기를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최근 세계선수권에서 폴란드(2012년)와 헝가리, 영국(이상 2013년)을 꺾으며 괄목상대할 발전을 확인시켰지만 종목을 불문하고 최고 라이벌로 꼽히는 일본을 상대로는 아직까지 승리를 경험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비공식 경기였던 2012년 한일 교류전에서 한 번 일본을 꺾었을 뿐,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예선,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단 한번도 일본을 이기지 못했다.

24일 열리는 한일전은 세계선수권에서 양팀이 치르는 세 번째 맞대결이다.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서는 모두 일본이 승리했다. 1981년 스페인 하카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C풀 대회에서 일본은 한 수 아래의 대한민국을 25-0으로 대파했고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에서는 난타전 끝에 일본이 6-5로 이겼다. 이에 앞서 2012년 11월 일본 닛코에서 열린 소치 동계 올림픽 2차 예선에서도 일본은 연장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24일 경기를 맞는 대한민국과 일본의 처지는 각기 다르지만 모두에게 굉장히 중요한 일전이다.

3연패로 부진한 대한민국을 일본에마저 패배할 경우 내년 시즌 디비전 1 그룹 B 강등이 확정된다. 평창 올림픽 본선 출전을 목표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에 디비전 1 그룹 B 강등은 치명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슬로베니아와 우크라이나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일본은 대한민국전 결과에 따라 월드챔피언십 톱 디비전 승격을 노려볼 수 있다.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수문장 박성제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한일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대한민국과 일본 국가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격돌한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양국 대표팀 선수들은 10년 이상 같은 리그(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 경기를 치러왔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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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일본, 중국의 연합리그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는 2003년 출범했고, 초기에는 일본이 대한민국과 중국을 압도했지만 안양 한라가 2010년 대한민국 팀으로서는 최초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챔피언에 오르는 등 대한민국 팀들은 일본에 필적할 정도의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시즌에는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중심이 된 국군체육부대(대명 상무) 아이스하키 팀이 아시아리그에 참가, 2013~14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 주장 다나카 고는 “아시아리그를 같이 치르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기술이 뛰어나고 캐나다 출신 선수들이 가세해 공격력이 위협적이다. 일본 대표팀 특유의 스타일과 전술로 경기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전 각오를 밝혔다.

한일전을 앞둔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각오는 비장하다. 일본 제국주의에 식민 통치 당한 경험이 있는 대한민국에게 일본과의 경기는 종목을 불문하고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로 다가온다. 변선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아이스하키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변선욱 감독은 “아시아리그에서 일본 선수들을 많이 경험했고 러시아에서 치른 일본 대표팀의 친선 경기도 봤다. 지난해에는 졌지만 우리 전력이 향상된 만큼,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일본전 출사표를 밝혔다.

대한민국과 일본 아이스하키가 내년도에 어떤 디비전에서 세계선수건을 치르게 될 지는 24일전 한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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