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체노마즈 감독의 도박

체노마즈 감독의 도박

헝가리 베테랑 공격수들 수비수로 전환

발행 18.04.2014 18:12 GMT+9 | 집필자 Szabolcs Zavodszky
체노마즈 감독의 도박
헝가리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난 10년간 풍부한 수비수 자원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대표팀 지휘봉이 팻 코르티나, 테드 새터를 거쳐 리치 체노마즈 감독으로 넘어오기까지 이 같은 장점이 유지돼왔다.

이 같은 헝가리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튼튼한 수비라인은 6명의 베테랑-발라스 칸얄, 안드라스 호르바트, 타마스 실레, 벤체 스바시넥, 빅토르 살렉, 빅토르 토가이-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링크 안팎에서 리더로 팀을 이끌어왔고, 대대로 헝가리 대표팀의 주장은 수비수에서 배출돼왔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현재 헝가리 대표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선수는 토가이 뿐이다.

호르바트와 셀릭, 실레가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함으로써 ‘대들보 수비수 6인방’ 가운데 토가이만이 대표팀에 남게 됐다. 리치 체노마즈 감독에게는 헝가리 아이스하키의 버팀목 역을 해온 수비진을 재건하는 새로운 과제가 안겨졌다.

체노마즈 감독은 다양한 시스템을 사용하며 베테랑들이 빠져 나간 수비라인 공백을 메울 해법을 찾아왔다.

그는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3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에서 경험이 부족하지만 젊고 빠른 수비수를 앞선에 세우고 베테랑 수비수를 배후에 배치한 1-3-1 시스템을 사용했다. 카자흐스탄전에서는 변칙적인 1-1-3 포메이션으로 나서 2-1로 승리를 거두는 이변을 연출했다.

체노마즈 감독은 “ 베테랑들의 은퇴로 인한 수비라인의 경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고 있고 좋은 결과를 얻어왔다”고 다양한 전술을 활용하는 배경을 밝혔다. 이 같은 전술상의 변화로 체노마즈 감독은 체격이 크고 리치가 긴 수비수의 존재가 절실했다. 체노마즈 감독은 “체격이 큰 수비수는 어떤 감독이든지 원하는 존재다. 키가 클수록 긴 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장신 수비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같은 까닭으로 헝가리 대표팀은 지난 해 189cm 92kg의 마르톤 바시를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환시켰고 아드리안 후프네르(186cm 95kg), 아틸라 오르반(190cm, 100kg), 아놀드 바르가(190cm, 95kg) 같은 거구의 수비수를 보강했다.

그러나 체노마즈 감독은 체격 조건이 큰 수비수가 더 필요했고 베테랑 공격수 아르파드 미하이(188cm 99kg)와 타마시 그로슐(190cm 95kg)을 수비수로 전환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미하이와 그로슐은 헝가리 대표팀과 해외리그에서 공격수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2008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디비전 1 대회 우승 멤버였던 그로슐은 1999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신인드래프트에서 에드먼턴 오일러스에 지명됐고 ECHL과 스웨덴 2부리그에서 활약했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헝가리 국적을 딴 미하이는 주니어시절부터 북미에서 활약했고 2007년 이탈리아리그로 이적할 때까지 ECHL과 AHL에서 활약했다.

그로슐과 미하이는 수비수로서 경험이 부족하다. 그로슐은 2013~14 시즌 막판 한달 반 남짓 소속 팀에서 수비수로 기용된 것이 전부고 미하이는 지난 2월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유로 하키 챌린지 경기 도중 수비수 역할을 몇 차례 수행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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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노마즈 감독이 그로슐과 미하이에게 수비수로 기용될 것이라고 알렸을 때 두 사람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배경 설명을 듣고 기꺼이 포지션 변경을 받아들였다. 그로슐은 “새로운 도전이 되겠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할 수 있다. 수비수로 기용된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경기를 바라봐야 한다. 이렇게라도 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체격조건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며 문전을 사수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미하이는 “수비수 전환을 제의 받고 깜짝 놀랐다. 센터를 수비진으로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미하이는 레프트윙). 체노마즈 감독은 수비수로서 적극적인 몸싸움과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시발점 역할을 해줄 것을 나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새로운 임무를 부여 받은 소감을 밝혔다.

4월 12일과 13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에서 그로슐과 미하이는 수비수로서 많은 아이스 타임을 부여 받았고 경기 전 미팅에서 기존 수비수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게르게이 마요로시 헝가리 대표팀 코치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체격 조건과 파워가 뛰어난 장점을 잘 살린다면 수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공격수로 뛸 때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경기를 바라봐야 하지만 경험 많은 선수들이 돕는다면 빠른 시간 내에 적응을 마칠 것”이라고 그로슐과 미하이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주장이자 수비진의 핵임인 토가이는 “우리는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그로슐과 미하이의 몸싸움 능력과 경험은 우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동료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 ”고 말했다. 부다페스트에서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미하이는 후프네르와 호흡을 맞춰 3,4라인에 투입됐고 그로슐은 벤체 시라니와 함께 1라인 수비수로 기용됐다.

체노마즈 감독은 두 차례 평가전을 끝낸 후 미하이와 그로슐의 활약에 만족해했다. 특히 미하이는 수비수로서 처음으로 풀타임 기용됐지만 큰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하이는 “지난 2월 유로 하키 챌린지에서 처음 수비수로 기용됐을 때는 수비수로서의 훈련이 부족한 탓에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번에는 5일간의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실전에 나섰다. 감독과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수비수로서 전환해 첫 실점 경험을 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 동안 공격수로서 재능을 키워왔지만 이제는 수비수로서 빠른 판단을 내리고 내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 대회 개막을 앞둔 훈련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로슐과 미하이의 포지션 전환의 성공 여부는 2014 고양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서 치르는 5차례의 경기를 통해 판가름 난다. 체노마즈 감독의 도박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골리:
Zoltan Hetenyi, Fehervar AV19
Miklós Rajna, Fehervar AV19
Peter Sevela, Dunaujvaros

수비수:
Tamas Groschl, Dunaujvaros
Adrian Huffner, Dunaujvaros
Arpad Mihaly, Fehervar AV19
Attila Orban, Fehervar AV19
Tamas Pozsgai, Fehervar AV19
Bence Sziranyi, Fehervar AV19
Viktor Tokaji, Fehervar AV19
Arnold Varga, Fehervar AV19
Marton Vas, Lowen Frankfurt (GER3)

공격수:
Zsolt Azari, Dunaujvaros
Istvan Bartalis, Troja-Ljungby (SWE2)
Andras Benk, Fehervar AV19
Janos Hari, HIFK Helsinki (FIN)
Daniel Koger, Elmira Jackals (ECHL)
Csaba Kovacs, Fehervar AV19
Balint Magosi, Fehervar AV19
Gergo Nagy, Quad City Mallards (CHL)
Krisztian Nagy, El Paso Rhinos (WSHL)
Balazs Sebok, Karpat Oulu (FIN)
Istvan Sofron, Krefeld Pinguine (GER)
Janos Vas, Rouen Dragons (F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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