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이스하키연맹

심기일전한 오스트리아

심기일전한 오스트리아

돌출 행동 베테랑 대신 ‘젊은 피’ 수혈

발행 20.04.2014 09:44 GMT+9 | 집필자 Martin Merk
심기일전한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지난 2월 소치 동계 올림픽 8강 진출 플레이오프에서 슬로베니아에 0-4로 완패했다. 20년 만의 올림픽 8강 진출이 걸린 슬로베니아와의 한판 대결은 ‘세기의 대결’로 기대를 모았지만 오스트리아는 쓰라린 상처를 안은 채 귀국해야 했다.

슬로베니아전 참패는 오스트리아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오스트리아 아이스하키 역사상 처음으로 대표팀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현역 선수 3명-토마스 바넥(몬트리올 캐내디언스), 마이클 라플(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 마이클 그래브너(뉴욕 아일랜더스)-이 포함돼 역대 최강 전력으로 평가됐고 조별리그에서 예상보다 좋은 경기 내용을 보였기 때문에 8강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오스트리아의 완패에는 이유가 있었다. 슬로베니아와의 빅매치를 이틀 앞두고 오스트리아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소치 마운틴 클러스터에 조성한 오스트리아 내셔널 하우스(오스트리아 티롤 하우스)를 방문했다. 오스트리아 대표팀 관계자들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가 다잡아지기를 원했겠지만 엉뚱한 사건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슬로베니아전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부 선수들이 올림픽 선수촌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타지 않고 개별 행동을 한 것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다음 날 훈련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NHL 3인방’을 비롯한 ‘이탈자’들이 사건 발생 직후 공식 사과를 했고 오스트리아아이스하키협회는 선수들을 강하게 성토했지만 가담 선수 명단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디테르 칼트 오스트리아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은 소치 올림픽 폐막 1주 후 슬로베니아전을 앞두고 팀을 무단 이탈한 9명의 선수 명단을 언론에 공개했다. 칼트 회장은 “충격적인 일탈 행위로 인해 20년 만에 맞은 올림픽 8강 진출 기회가 날라갔다. 이들은 더 이상 대표팀의 일원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혔고 2014 고양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선언했다.

칼트 회장은 “젊은 선수로 이뤄진 오스트리아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고양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에서 과거의 짐을 벗어버린 채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이다”라고 대표팀 혁신의 의지를 밝혔다.

고양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오스트리아 대표팀의 선수 구성은 확 달라졌다. 소치에서 돌발 행동을 한 9명 가운데 두 사람 만이 고양 세계선수권에 출전한다.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자국 리그 선수로 채워진 가운데 마티아스 란게, 마티아스 트라트니히 같은 베테랑은 부상으로 제외됐다.

EBEL(오스트리아 1부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3명의 잘츠부르크 선수가 마지막으로 합류한 가운데 오스트리아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6일 한국에 도착, 안양에 훈련 캠프를 차렸다.

매니 비베이로스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은 “대부분의 선수들은 3주 전에 소집됐고 훈련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우리가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했고 한국에서의 적응 훈련 동안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선수로 구성됐지만 응집력이 뛰어나고 에너지가 넘친다.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5명이 내한한 오스트리아 대표팀은 최종 명단에서 2명의 스케이터를 제외시키고 대회에 나선다. 고양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6명의 오스트리아 대표팀 선수는 국제 대회 출전 경험이 10경기 미만이고 팀 평균 연령은 24.7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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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팬들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톱 디비전으로의 승격을 바라고 있지만 비베이로스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비엔나에서의 훈련 캠프 도중 가진 기자회견에서 “톱 디비전 승격을 장담할 수 없다. 우리의 목표는 오스트리아 아이스하키의 미래를 위한 팀 리빌딩이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에게 있어서 불가능한 것은 없다 ”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2012년 슬로베니아 루블라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를 앞두고도 비베이로스 감독은 이 같은 목표를 밝혔지만 오스트리아는 톱 디비전 승격을 이뤄냈다.

젊어진 오스트리아 아이스하키는 지난 11일 비엔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소치 올림픽에서 당한 참패 때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0-2로 끌려가던 오스트리아는 3피리어드 막판 두 골을 만회,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는 끈질김을 보였다. 경기는 얀 무르삭의 골든골로 슬로베니아의 3-2 승리로 끝났다. 이어 열린 헝가리와의 친선 경기에서 오스트리아는 승부치기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진행된 오스트리아가 고양 세계선수권에서 톱 디비전 승격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이 펼쳐질 이번 대회에서 ‘불가능’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골리:
David Kickert, Vienna Capitals
Bernhard Starkbaum, Brynas Gavle (SWE)
Rene Swette, KAC Klagenfurt

수비수:
Mario Altmann, VSV Villach
Stefan Bacher, VSV Villach
Dominique Heinrich, Red Bull Salzburg
Daniel Mitterdorfer, Black Wings Linz
Florian Muhlstein, Red Bull Salzburg
Patrick Peter, Vienna Capitals
Markus Schlacher, Vienna Capitals
Martin Schumnig, KAC Klagenfurt

공격수:
Mario Fischer, Vienna Capitals
Manuel Ganahl, Graz 99ers
Manuel Geier, KAC Klagenfurt
Stefan Geier, KAC Klagenfurt
Thomas Hundertpfund, KAC Klagenfurt
Matthias Iberer, Black Wings Linz
Thomas Koch, KAC Klagenfurt
Konstantin Komarek, Red Bull Salzburg
Brian Lebler, Black Wings Linz
Daniel Oberkofler, Black Wings Linz
Benjamin Petrik, VSV Villach
Nikolas Petrik, Dornbirner EC
Kevin Puschnik, Vienna Capitals
Michael Schiechl, Vienna Capit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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